이전 글

목록보기 다음 글

단 한 시간

375X250
+
주님,
항상 깨어 기도 못함을 용서하세요.

잠시나마 주님곁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깨어 기도함이
조금의 위로라도 된다면
작고 가난한 이 영혼 함께 하겠습니다.

십자가의 수난과 고통으로
저희의 모든 죄를 보속해 주신 주님은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아멘.





1년 365일 하루 24시간 항상 주님과 함께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일년에 사순절 만큼이라도
기도와 단식으로 주님께
더 가까이 가려는게 아닐까.

주님이 우리를 위하여
수난 당하신 이유가 무엇이며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그 열매를 맺기위해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고통받으시고 죽기까지의
24시간을 묵상하는 기도를
이웃들과 함께 바치기로 했다.

'예수의 수난 시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24시간을 묵상하는 시간이다.

24명이 각자의 집에서 각자가 맡은 시간에 기도를 하는 것이다.
내가 배당받은 시간은 새벽 2시-3시 사이다.
밤 도깨비인 나는 보통 새벽 3시에 잠이 들곤 했는데
하루에 평균 3-4 시간씩 자고 컴퓨터 앞에서 16시간 이상을 일했더니
항상 잠이 모자라 얼굴이 시뻘겋고 눈 주위는 퍼래서 한 친구는 나를 '파충류'라 불렀다.

몸이 아파 한의원을 찾아가 약을 지어달라고 하면
한의사는 '밤 11시에 잠자는 것을 석달만 하고 다시오라.
그때가서 약을 지어 주겠다.'는 이상한 처방?을 내려 주시곤 했다.

밤 11시에 자라니.. 11시는 내게 '초저녁'이다.
그래도 내 건강을 위해 억지로!! 11시 쯤에 잠자는 것을 청했다.
6개월 정도 12시 전에 잠을 잤더니 혈색도 좋아지고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막 시작한 운동도 한 몫했다.)
내 몸이 살려고 죽기 살기로??? 일찍 잠을 청한 결과 이다.
이제 몸이 적응 할려니까 다시 새벽 2시에 기도하는 배정을 받은 것이다. ㅠㅠ

첫날 기도 할려고 새벽 2시까지 깨어 있을려니까 온 몸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나 밤도깨비 은퇴했나봐.. 할 정도..
새벽 2시-3시에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아침 배에 심한 통증으로 일어나질 못했다.
지병인 '신장석'인가도 의심했지만 타이밍한번 기가 막히게 왜 하필 그날 아픈건지..ㅠㅠ

오늘로서 기도 시작한지 9일째다.
반년동안 힘들게 몸의시계를 고쳐놓았다가
그 발란스가 깨지니까 일상생활하는 것에 장애가 생겼다.

계속 깨어 있는 것이 힘들어 일단 자고 새벽 2시에 깨서 기도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곤하는데 이것또한 반토막 잠을 자서 그런지
하루종일 피곤하고 일에 집중을 못해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해 내는 것이다.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좋은 지향으로 시작한 '기도'가 한 순간 '짓거리'로 전락해 버렸다.

배당받은 시간이 낮 시간이었으면 쉬웠을 수도 있지만
나도 바쁘게 사는 사람이지만
내 이웃들은 나보다 더 힘들고 바쁘게 사시는 분들이라
그나마 제일 한가한? 내가 이 시간을 배당 받은 것이다.

몸이 피곤하고 아픈건 괜찮다.
일에 집중이 안 되 꼭 해야 할 일들을 못해내니까
계획에 차질이 생겨 점점 불안해진다.

이 모든 복잡한 심정과 힘든 몸을 두고 생각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받으신 주님께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라고 한탄하신 주님을 떠올렸다.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까짓 '한 시간' 봉헌하는거 정말 싼 값이구나 한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기도해도 모자를
값진 희생의 댓가로서 너무 쉬운 것이다.

몸의 발란스 좀 깨지면 어떤가.
겨우 24일 동안의 기도인데.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면 따듯한 이부자리가 죄송스럽다.

'난 이렇게 편하고 따듯한 잠자리에서 평화로운 잠을 자려고 하는데
주님은 이 시간에도 그 고통이 계속 진행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내가 한 시간 '내 시간'만 봉헌하고 잠자리에 들지만
'다음 시간'을 배정받은 누군가가 그 시간에 깨어
주님을 위로해 드린다고 생각하니 한결 안심이 되고 든든했다.

내가 곁에서 24시간 계속 고통을 같이 못하여도
24명이 각자의 '한 시간'을 깨어 기도 하니
결국 주님곁에는 24시간 항상 누군가가
그 고통의 시간에 '작은위로'를 드리게 되는 것이다.

주님께 봉헌하는 정말 보잘것 없는 '한 시간'의 작은 위로지만
이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함께 봉헌 할 수 있는 이웃이 있어 기쁘다.

집에 두개의 알람시계가 있다.
하나는 새벽 2시, 하나는 새벽 6시(원래 일어나야 하는 시간).

혹시라도 깨지 못할까 불안해서
내 '수호천사'에게 신.신.당.부. 기도를 드린다.
"새벽 2시에 저좀 꼭!!!! 깨워 주세요"하고 잠이 든다.
신기하다.
이제까지 '새벽2시'에 울리는 시계소리는 계속 듣고 깼지만
'새벽 6시'에 울리는 시계는 언제 울렸는지 모르고 잔다.

카카오톡에서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에서 공유하기 페이스북에서 공유하기 네이버 밴드에서 공유하기 트위터에서 공유하기 Blogger에서 공유하기

등록 : Rosa Nam
날짜 : 2010/02/27 08:42:22  (조회: 344회)
파일 : 022610.gif 022610.gif (29.2 KB)

기쁨의 샘 (2010/03/01 13:26:12)

찬미예수님!
참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감동받을 준비하고 쭉~
근데 너무 놀라워,,, 어떻게 그런 기특(?)하신 생각을 젊으신 분들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네요. 십자가의길을 매일(빼 먹은 적도)하는 것 외엔 별로 달라진게 없거든요.내일부터 3일 동안 하는 사순 피정을 계기로 주님 수난을 깊이 묵상하고 동참(감히)하도록 다짐해 봅니다.
늘 감사합니다.
 
기쁨의 샘 (2010/03/01 13:40:50)

예수의 수난 시간의 24일 묵상은 언제부터? 그리고 숫자의 의미는 무었인지요?
 
Rosa Nam (2010/03/01 16:17:50)

이 기도는.. 언제든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순간부터 하면 될 것 같아요.^^
시간을 지킨다는 의미는 그만큼 정성을 쏟는다는 의미인 것 같구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지금 이 기도책을 구하기가 어려워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기도문을
찾게되어 기도할 때마다 인터넷 앞에서 합니다. ^^; ㅠㅠ
책이 있으면 성당가서 성체앞에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사이트에도 모든 기도문을 옮겨 놓긴 했습니다. (http://rosacafe.com)
기도하는 방법은 한가지만 있는게 아니라 몇가지 제시해 놓았더군요.
책을 구입하셔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용화 (2010/03/03 11:52:19)

하느님 ! 사 랑 해 요 ,,,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 합니다 ,,,
 
벗님 (2010/03/09 16:37:08)

참 부끄럽네요 전 항상 주님께 투정만 부리고 제가 한 작은 일도 크게 떠들고 자랑했는데 다시금 마음을 가다덤고 남은 사순시기를 겸손하게 보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무지의구름 (2010/03/16 09:13:55)

나의 들숨과 날숨 모두가 당신께 이르는 분향 같은 기도이기를...내 영혼이 숨을 쉬는 한, 내 모든 세포와 혈액, 주님께서 만드신 그 모든 것 주님 것인데, 잠시 졸았다고, 당신을 잊을까요?
 
제노베파 (2010/03/19 11:25:00)

로사님~ 건강하셔야지 될텐데~~^^
 
김정은 베로니카모바일에서 올림 (2013/07/21 09:20:05)

 이 댓글이 좋아요 싫어요
감사합니다
 
댓글 쓰기
선택

이전 글 목록보기 다음 글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정책
ⓒ 마리아사랑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