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스님 중 경허 스님이란 분이 계신데, 나병에 걸려 산에 홀로 숨어 살던 어느 여인과 한 집에서 동거하며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동침은 물론이고 어찌나 여인을 따스히 어루만졌던지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 여인이 나병환자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였죠. 마음의 병이 나은 여인은 어느 날 스님께 감사 인사를 올리고 홀로 어디론가 떠났고, 경허 스님은 나병 환자가 되셨습니다.
여인의 마음의 병 하나를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온 몸을 헌신짝처럼 버리고도 '내가 그대를 위해 희생했다.'라는 생각조차 없이 다시 홀로 길을 떠나는 경지였던 것이죠.
그 사제가 여성 신도와 숙식하는 것이 욕정 때문인지, 아니면 경허 스님같은 위대함인지는 우리가 할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가 떳떳하다고 하고 다니면 그러든지 말든지 우린 우리 할 일을 하면 됩니다.
물론 그러한 행위가 사제관의 규정 위반일 것이므로, 추후 그러한 위반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그때는 피해 방지를 위해 퇴실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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