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스테파노 할아버지

소록도 스테파노 할아버지

 

윤영기 루까모바일에서 올림의 글

2021-05-29 06:25:54 조회(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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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록도 스테파노
        할아버지

글/
김웅렬 신부

지금은 전국의
나병 환자 마을이
많이 없어졌지만,
제일 유명한 곳이
소록도이죠?

저는 신학교
두 방학을
소록도에서 보냈어요

큰 가방
하나를 들고
소록도의 비탈진
길을 오르는데,
처음에는 정말
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팔다리가
하나도 없는
나병 환자 였어요.

배에 타이어 반으로
자른 것 대고
팔꿈치로
기어가고 있는
거였어요.

‘아저씨 어디 가세요?'
하며
얼굴을 보니
더 흉칙했어요.
구멍만 뻥뻥!
코도 없어진 지가
오래 되었죠.

저 위에 성당에
기도하러 가신대요.
목에는 묵주를
감고 계셨죠.

그래서 ‘아저씨,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안아 드리면
안될까요?
전 신학생입니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오늘
천사를 만났다고
고마워 하셨어요.

다른 사람은
5분이면 갈 거리를
이 분은 지렁이처럼
기어가니
3-40분이 걸렸죠.

게다가 비탈길에
눈이 오면 열심히
올라가다 배에 있는
타이어가 죽 미끄러지고...

그 분 성함이
스테파노 셨어요.
산 중턱에
공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죠.

어느 날 저도 기도하러
그 공소를 들어 가려는데,
공소 밖에서 스테파노
할아버지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기도하고 계시는 거예요.

‘할아버지, 왜
못 들어 가셨어요?’
세상에, 문고리를
열 손이 있어야
문고리를 열죠.
다른 때 같으면 머리로
몇 번 문을 두드리면
안에서 문을
열어 주었대요.

그런데 그 날은 너무 추워서
기도하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그 닫힌 문을 머리로
열려고 하다 머리가
터져 얼어 붙은 거예요.

그래서 밖에서
여기가 1처겠다,
2처겠다 하면서
혼자 배로 기면서 14처를
하고 계셨어요.

‘아이구, 아저씨
저랑 같이 해요.’
정말 아기 몸뿐이 안 되는
아저씨를 품에 안고
함께 14처를 했지요.

나중에 제가 신부가 되고
어느 날 소록도에 계시는
수녀님 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스테파노 할아버지
아시죠?’
‘네, 잘 알죠.’
‘지금 위독하신데 자꾸
신부님을 찾으시는데
오실 수 있으실까요?’
밤에 차를 몰아
소록도까지 갔어요.

‘할아버지 눈 떠보세요.
저 왔어요. 왜 빨리 천당
못가시고 힘들게 계세요.
이제 가셔도 되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어보고
싶으신 게 있대요.

‘신부님, 저는 평생
이 몸뚱아리
가지고 살았어요.
소록도 바위에서 자살도
5번이나 시도했는데
모진 목숨이라
하느님이 살려주셨지.
난 주님을 안 후 몸 성한
사람이 부럽지 않았어.’

그런데 부러운 것이
손가락 두 개만 있어서,
내 손으로 묵주 한 번
굴려 보았으면!

그 분은 팔꿈치에
고무줄을 걸고 거기에
나무를 입으로 끼어,
땅바닥에 묵주를 펼쳐 놓고
하나하나 집어가면서
기도하셨죠.

자기는 손가락
5개도 필요 없대요,
하나는 걸고 하나는 돌리는
손가락 2개만
있으면 족하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나 죽으면 청년 시절처럼
부활시켜 주실까요?

천국에서는 내 손가락으로
묵주 기도
할 수 있을까요?
신부님 입을 통해
확인 받고 싶어
못 죽고 있어요.’

‘암, 그럼요, 깨끗한
몸으로 바꿔 주실 거예요.’

언제가 그 분의 빛바랜
사진을 보았는데
정말 잘생기고 준수한
청년이었어요.

할아버지는 ‘그럼
안심하고 가겠습니다.’
마지막 강복을 받고
스테파노 할아버지는
제 품 안에서 아이가
잠자듯 숨을 거두셨죠.

일주일이 지났을까?

제가 꿈을 꾸는데
꽃밭 한 가운데 있었어요.
순간적으로 여기가
천국이구나 생각했죠.
별의별 꽃이 다 있었어요.

그런데 저 쪽에서 누가
막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오는 거예요.

가까이 올수록
어디서 뵌 분인데?
다시 보니 그 흑백사진에
스테파노 할아버지의
젊었을 때 모습인 거예요.

손가락마다 묵주를
칭칭 감고
나를 끌어 안으면서
‘신부님, 손가락이
10개 생겼어요.’

여러분들 꿈에서
울어본 적이 있으세요?

그 양반을 끌어안고
정말 '성모님
우리 아저씨에게 손가락을
10개나 주셨네!
이제는 아저씨 손가락으로
묵주기도 드릴 수 있겠네!‘

그분은 하느님을
체험하고 난 다음
숨이 끊어질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그 별만을 바라보면서
한눈 팔지 않고,

비록 몸뚱이는 짐승 같고
배로 바닥을 기어 다니는
처참한 몰골 이었지만,
그 분은 성인 이셨어요.

제가 이 세상 살면서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
바로 스테파노
할아버지예요.

나도 저분의 신앙
백분의 일이라도 닮자,
그러면 나도
성인 사제가 될 수 있다

여러분들 묵주 알을
굴릴 수 있는
손이 없으십니까?

성당 문턱을 넘어 설 수
있는 발이 없으십니까?

⚘얼마나 여러분들이
은총 가운데
부자인지 모릅니다.

⚘우리들이 짊어진
등의 짐은 포기할 수도
버릴 수도 없습니다.

끝까지 용기 잃지 마시고
희망을 갖고 정진하시면
언젠가는 밝은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김웅열 (느티나무)
    신부님 강론)



†청주교구 서운동 김웅열 토마스아퀴나스 신부†

†찬미예수님

저는 70년대 초반에 신학교를 다녔어요.

그때 신학교에서는 개미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개미회에서는 교도소의 사상범(간첩)들과 1:1로 자매결연을 했어요.





나랑 파트너가 된 그 할아버지는 휴전후 바로 잡혀서 수십년 동안

한 번도 사상을 바꾸지 않은, 겉도 속도 빨간 토마토 공산주의자였어요.



사상을 바꾸지 않은 사상범은 죽을 때까지 독방에 있었어요.

그 할아버지는 30여년을 독방에 있어서 말을 하지 않아 입이 오무라 들었어요.

개미회에서 쓰레기 분리수거로 모은 돈으로

과일을 사가지고 찾아가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나 혼자 떠들다 오는데 그럴때마다 할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어요.



그렇게 한 달에 한 번씩 간 것이 1년이 지났는데 하루는 갔더니 저보고 귀를 갖다 대래요.

그 할아버지에게 귀를 갖다 대었다가 목사가 귀를 물어뜯기고

스님이 고막이 터졌다는 소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겁이 났는데 그 할아버지가 내 귀를 잡아당기더니

“이 간나 새끼, 너 사상 바꾸려고 작업하고 있지? 하느님이고 나발이고~나가라우 썅~”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나왔어요. 얼마나 무서운지~



그 얼굴은 마귀얼굴이에요.

교도소장에게 '저는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무서워서~ '



그 교도소장인 착실한 천주교신자였어요.

“개신교, 불교에서 포기했는데 우리 천주교마저 포기하면 어쩐대요?

그래도 신학생님, 와주셔야지요.'

간곡한 부탁 때문에 “알았습니다.”





저는 그길로 신학교에 가서 신학교 성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약속을 했지요.

“엄마, 1년 동안 두 가지 희생을 하겠습니다. 아침을 안 먹겠습니다.

그리고 매일 묵주기도 30단을 할 테니 우리 할아버지 마음좀 바꾸게 해주세요.“





신학생이 아침을 안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 당시에는 외출도 안 되고, 저녁 6시에 밥 먹고

그 다음날 아침까지 먹을 것이 없어서 정말 배가 고파요.

학생들이 잠자는 이유가 아침에 밥 먹기 위해서야~

아침미사 끝나고 나면 식당에서 밥 냄새가 솔솔 나~

난 갈 수가 없어, 아침을 포기했으니까~



일 년 동안 기를 쓰고 아침을 굶었어요.



저녁시간에 친구들이 다 잠이 든 이후에 혼자 묵주를 들고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걸터앉아 묵주기도 30단을 바쳤어요.

어떨 때는 깨어보면 변기에 앉아서 잠들어 있어~



하루도 안 빠지고 그 할아버지의 회심을 위해 기도했어.



그렇게 한 달에 한 번 가보면 할아버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아, 찔러도 피가 안 나오는 인간이데~ 내가 밥 굶고 묵주기도 드린다고 될 것 같지 않은데~’

그때마다 내 귓전을 때리는 소리가 있었어요.

“성모님께 청하면 거절하시는 법 없다!‘

그걸 내가 믿었어요.







“성모님, 저 일 년 동안 힘들었습니다. 오늘 할아버지 만나러 갑니다. 도와 주세요.”



수박 한 통을 쪼개어 놓고 그 할아버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철문이 열리면서 면접실로 들어오시던 할아버지가 날보고 빙긋 웃는 거야~

할아버지 만나고 웃으시는 것, 그때 처음 봤어요.

그리고 내 앞에 앉더니 또 귀를 갖다 대래요.

여차하면 도망가려고 살짝 다가갔더니

그 할아버지 2년 만에 두 번째 하는 소리가 내 귓불을 만지면서

“학생, 내가 졌어~”

이럴 땐 박수가 나와야 해^^





자기는 이곳에 있으면서 간첩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고 살얐대요.

개신교에서도 오긴 했는데 ‘종간나 새끼~’ 한 번만 하면 그다음부터 안 와.

그런데 학생은 달라, 그 오만소리 다 듣고 매달 찾아오는 것 보면서

'저 학생이 저렇게 아름다운데 저 학생이 믿는 하느님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짐작이 가! 내가 졌어.'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나 같은 사람도 하느님 믿을 수 있나!'

저는 '엉엉~' 울었어요.





일 년 만에 돌처럼 굳었던 그분을 사로잡고 있던 마귀가 떠나간 거야!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가서 그분께 교리를 가르쳤어요.

석 달 뒤에 그분은 공산당을 포기하고 세례를 받았어.

독방에서 공동방에 들어가시더니 3개월 후에는 완장까지 차고 있어~

반장이 된 거야!

원래 무기징역인데 열심히 사셔서 2년 후에 8.15 특사로 나왔어요.

신학교에서 그 분 보증을 서서 광복절 특사가 된거야~



그분은 교도소에서 딴 자격증만 20개가 넘어요.

그 분을 신학교 학장님께 말씀 드려서 신학교 수위아저씨겸 목수로 취직을 시키고

신학교 안에 집을 지어서 그분을 모셨지요.

그분은 이북에 처자식이 있었지만 그때 우리 신학교 식간에서 밥해주던

과부할머니와 달 밝은 밤에 만나게 해주었더니 전깃불이 막 튀는 거야~

학장님 주례로 혼배성사를 치렸지요.





그분은 90이 넘을 때까지 목수겸 수위로 계셨어요,

제가 신학교에 갈 일이 있어 들르면 수위실에서 뛰쳐나와 나를 꽉 껴안으시며

“저는 신부님을 보면 하느님 보는 것 같아요. 신부님 귀에 대고

'종간나새끼~ '

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셨다면, 제 머리통 부딪혀서 자살하고 말았을 겁니다.

지금은 성모님 닮은 아내도 생겼고, 거룩한 신학교 안에서 한평생을 사니

신학생들이 사랑해주고,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신학생 때, 저 사람이 아무리 깊은 어둠에 빠져있어도

이 세 가지 인내심, 담대함, 조건 없는 사랑이 있으면

어떤 강한 마귀도 떼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우리 예비자 여러분들도 세례 받고 나면 영이 맑아지기 때문에 예민해질 거예요.

오히려 신자가 아닐 때는 마귀들이 건드리지도 않아요.

세례 받고 나면 계명을 지키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어요.

영이 맑아지기 때문에 작은 어둠도 강하게 느껴져요.

그럴 때마다 어지간한 것은 나 스스로 구마기도 할 수 있어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나를 괴롭히는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그리스도에게로 가라!“





여러분들이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고 여러분들을 괴롭히는 어둠을 강하게 몰아낸다면

나의 영혼은 온전히 지켜질 거예요.

또 우리 주변에는 여러분들을 도와주는 사제들이 있고, 무엇보다 예수그리스도가 계세요.



여러분이 선택한 것, 이 생명 다할 때 까지 버리지 마세요.

여러분 가장 좋은 것 선택하셨어요.

그러나 천주교신자로 선택받은 거지, 내가 택한 것이 아니에요. 잊지 마세요.





천주교를 내가 선택했다고 하는 사람의 논리는 뭐냐?

내가 선택한 교회, 들어와 보니 내 맘에 안 들어, 나가자!

이게 냉담자, 배교자들의 논리예요.





그러나 나 같은 죄인 하느님께서 불러주셔서 천주교신자 되었다고 하면......

그렇게 쉽게 냉담하지 못해요.





그리고 어차피 이 세상 교회는 불완전한 곳이에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있어요.

성당에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 있어요.

그런 인간들만 보지 마시고, 그런 사람 때문에 신앙 잃지 마세요.



사람보고 신앙생활 하는 것 아니에요.



여러분 가슴팍 속에 예수님만 담으세요.



사람을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상처로부터 헤어나지 못해요.

미운 놈 피해 도망가보세요. 더 미운 놈 기다려요.

저 놈 보기 싫어 저녁미사 가야지~

하고 저녁미사 가보세요, 그놈도 똑같은 생각으로 저녁미사 나와요.





언제까지 인간을 피해 다니겠는가!

내 안에 예수님 계시다면, 어떤 놈이 나를 잡아 흔들어도~

내 가슴에 칼을 꽂아도~

물론 칼이 꽂힐 때, 피가 나고 아프지요.

그러나 예전보다 뭐가 다르냐?

회복이 빨라요.





인간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늘 상처로부터 헤어나지 못해요.

그러나 하느님이 내 안에 계시면 담대하기 때문에~

느티나무처럼 흔들림이 없을 거예요.

신앙은 바로 그거에요.



내안에 있는 사람을 몰아내고 그 안에 예수님을 얼마나 차게 하느냐!

그것이 신앙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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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리따99 (2023/10/21 1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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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믿음과 신앙의 실천을 보여주신 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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