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고소고발이 난무한 예가 일찍이 우리 역사에 없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힘없는 백성이 자기 권리를 지키고 주장할 줄 알게 된 민주화의 소득(?)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하다는 우려감이 점점 짙어만 간다. 뭐든 좀 이해하고 참고 소화하면 될 일들을 기어이 소송을 진행하고 그래서 상대를 항복시켜야 속이 시원해진다면 우리는 너무 잔인해진 것이다.
물론 악한 자들을 징계하고 연약한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소송도 필요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그렇게 정의를 빙자한 잔혹한 증오심과 복수심이 세상을 구원하고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미움과 단죄는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오지만 사랑과 용서는 허물을 덮고 정의를 꽃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