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집'입니다 -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서하.의 글
2025-05-10 10:59:06 조회(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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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토요일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요한 6:67)

 

 

예수님은 묻습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떠남과 머묾은

선택이 아니라 드러남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 존재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가끔, 성경 말씀이 귀에 거슬릴 때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교회 안에서 갖춰온 신앙의 기준, 틀을 흔들 때

내 존재의 깊은 곳을 건드려

더 근본적인 결단과 변화를 요구받는 느낌이 들 때

감추고 싶던 모습이 드러날 때,

내 안의 이중성을 꿰뚫는 말씀이 다가올 때,

나는 조용히 거북해집니다.

제자들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런 순간

예수님은 나를 향해 다시 묻습니다.

"너도 떠나고 싶으냐?"

 

이 불편함과 예수님의 물음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진동입니다.

내 안에 고요히 잠든 허상을 깨뜨리는 망치입니다.

 

이 진동과 깨짐을

감당하고, 견디고, 내버려 둘 때

내 깊은 곳에서 응답이 솟아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나는 떠날 수 없습니다.

내 존재가 이미 그분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 중심이 그분께 붙들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되지 않아도, 불편해도,

결국 나는 그분께로 돌아갑니다.

 

말씀은 내 존재를 흔들지만,

생명은 나를 부러뜨리지 않습니다.

흔들림은 오히려

내가 더 깊이

생명의 몸통에 붙어 있게 합니다.

 

주님,

떠나고 싶은 마음마저 안아 주시는 당신 안에서

오늘도 조용히 머뭅니다.

#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부활시기 #요한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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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카엘라모바일에서 올림 (2025/05/11 1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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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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