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처 - 매괴 성모성지 1,2차/청주교구

서번트의 글
2023-08-31 15:52:35 조회(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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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5 첫 번째 순례길

 

"반석아부지요~ 비가 이리 억수로 쏟아지는데 집으로 도로 돌아가야

될것 같은데요. 운전하는데 미끄러워 갈수있겠어요?...!!"

"제일 쉬운게 운전하는 건데..뭐~ ! 기름도 넣었겠다, 막상 가서

기도길 다니며 순례도 못하고 올까봐 그게 제일 큰 걱정이지..."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에 비가 종일 올거란 예보를 접했지만서도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지다 보면 아무일도 못할것 같아 계획된 대로

비옷 두개, 우산 두개 챙기고. 아이스박스 두개 챙겨서 오늘은 충북

음성 감곡매괴 성모성지를 향하여 쏟아지는 빗길을 달려간다.

 

 

가는길에 괴산으로 이사간 춘복(안드레아)씨네까지 들려오려고

이것저것 챙겨 담아 싣고 반가워 할 춘복씨 얼굴을 그려보며

요동치는 와이퍼 너머 조금은 을씨년스런 도로를 미끄러져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려간다.

춘복씨는 봉일천 성당서부터 가까이 지내던 믿음 깊은 이웃사촌이다.

 

 

"운전이 걱정이지. 성지가서는 무대뽀로 기냥 하믄 되는기라"며 큰소리 치기는 했지만

속으로 내심.."객기를 부려보는 것도 젊을때 말이지... 쫌 걱정은 되네~"

 

 

광주를 지나고, 이천을 지나고, 제천~..을 지나 도착한 복숭아와 고추의 도시

음성 감곡 매괴성모성지에 12시 다되어 도착완료....!

 

 

주차를 하고 그여도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나가려니 어째 망설여 지지만...

우비들을 챙겨입고 우산을 쓰고... 성당에 들러 성체앞에 앉아 오늘도 함께 해주십사고

부탁드리고 나와서는 그 유명하다는 성모동굴을 찾아 걸어간다.

 

 

 

이곳 초대신부님이었던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임가밀로 사제는 1894년 첫본당으로

유서깊은 교우촌이자 신학당이 있던 여주 부엉골에 부임하여 북쪽끝에 자리한 산지부락의

본당을 맡곤 척박한 환경으로 이전을 생각하던 중 장호원에 이르러 대궐같은 집을 보고 이곳이

본당 사목지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직감하게되었다고 한다

 

 

"성모님! 만일 저 대궐같은 집과 산을 저의 소유로 주신다면 저는 당신의 비천한 종이되어 봉사하며

주보가 매괴성모님인 성당이 되게 하겠다고" 부엉골로 돌아가서 매일 기도하며 매달렸다 한다.

여주 부엉골의 임가밀로 사제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산골짝 계곡길을 찾아찾아 헤메었던 허름한 집한채를 만세!로 소리쳐대었던

장면이 떠올라....

"오! 하느님! 그옛날의 역사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보고온것을

오늘 이 현실과 연결해 주시다니~ 참말로 감사합니다."

 

 

그후 1년4개월이 지난 1896년 5월 성모성월에 그 모든 집터와 산을 매입,

묵주기도 어머니의 축일인 10월7일 본당을 다시 이전 설립하게 되었다한다.

 

 

처음에 기도하며 서원한대로 이곳 감곡본당을 성모님께 봉헌하여 감곡매괴성모

순례 성당이 되게한 임가밀로 사제는 지금도 성전입구 왼쪽 작은 동산에 서계시어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반갑게 인사하신다.

 

 

 

성전 뒤편 널따란 광장에 우뚝 솟아 기죽이는 용암하나 ~~

우와~! 인공작품이라지만 참말로 거대한 바윗돌 동굴 안에 우리 어머니 하늘을

우러러 빌고 계신다.

 

 

관산동 본당의 윤경호 요셉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진한 감동이 밀려와

한참을 그 앞을 서성이며 머물러 본다.

 

 

우리나라 제2의 성모성지인 이곳을 순례하며 묵주알 20단을 바칠양으로 신비의 길

아무리 찾아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아 그 옆 양업관과 성물방으로 들어가 자매 분에게

물어보았더니...

"성모광장 만들때 없어졌다는 20단 묵주의 길이란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길을 안배라도 하신듯 "아이구 성모님 !

죄송하고 서운하긴해도 다행하다고 여기는 딸을 용서하소서~~!"

 

 

동굴뒤로 산으로 오르는 십자가의 길을 올라간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맘 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윙~윙~ 바람은 불어대고 굵은 빗줄기는 쏟아져 내리는게 마치도

폭풍의 언덕에라도 와있는 느낌이다.

 

 

6-7년전 제주 한라산 백록담 오르는 길에서도 엄청난 기운의

비바람이 폭풍의 언덕을 연상케 하더니만 서도... 또 한번의 폭풍의 언덕길..

내심 속으론 전날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부지, 또 다른 표징으로 우리를

도와 주시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지만....

 

 

11처 ~`12처~ 14처 까지 다 걷고 나서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참 희안한 건... 끝나고나서부터는 약해지는 빗줄기를 느낀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고 산 정상에 하늘높이 달려계신 예수님을 목이 빠지라

우러러보며 두손 모아보고., 평지를 걸어오는 길엔 수많은 묵주알들이 뒹굴고 있다.

 

 

"세상에~ 십자가의 길이 끝나고 나니께 도토리의 길이 시작되네..."

우산은 아예 서방님께 쥐어주고 퍼질고 앉아 지고간 베낭에 허겁지겁

도토리 알들을 쓸어담는다.. "아이고~ 허리야! 등판때기야!~"를 앓아대면서도

리노할매의 욕심은 멈출줄 모른다.

 

 

"이놈의 도토리가 뭣땜시 이리 많노?

제발 이제 그만 좀 보여주라~ 갈길이 바쁘다"

 

 

정신을 채리고 보니... 빗줄기도 바람도 잦아들고 저 쪽 귀퉁이에

햇님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 동굴앞에 내려와 앉아 젖은 옷을 다 벗어 널어놓고 묵주알을

돌려댄다. 20단 다는 못해도 5단이라도 바쳐야지...

 

 

 

어느새 뜨거운 태양아래 온 몸이 모락 모락~ 마른다.

"반석아부지.. 어차피 땀에 몇번이나 젖었다 말랐다 하는거나

비에 젖었다. 말랐다 하는 거나 결과는 똑 같으네요~ ㅎㅎ"

 

 

그토록 심하게 불어대던 비바람

은 우리의 발길을 돌려놓으려 했어도,,,,

돌아서 오는 감곡의 하늘은 어느새 파랗고. 찬란한 해가 환한 미소와 함께

시치미 딱 떼고 "잘가~ ! 야훼 승리~!"를 노래한다.

 

 

 

 

2022.10.9.... 두 번째 순례길 한글날 새벽 05시23분

 

 

오늘은 충청북도땅 감곡 매괴성모성지를 향해 떠나간다.

날씨도 추워지고 비도 오락가락 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댈거란 일기예보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오늘 함께 갈 윤마리아. 율리아나 형님들을 태우러 관산동으로 달려간다.

 

 

2차 순례길엔 한번씩 같이 순례를 하고싶다던 말을 기억하고 오늘 함께 순례의길 떠나기로

약속을 했던 것이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서서 기다리던 두사람의 모습을 보며 오늘 이 길에도

우리 성령님의 자비로운 이끄심을 느껴보며 출발해가는 길이다.

 

 

6시44분 이천을 지나 제2중부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미끄러져 내려가는 우리 파발마에게

오늘도 잘부탁한다고 쓰다듬어 주고 모든것에 감사로움의 기도와 함께 오랜만에 함께한

여유로운 만남들은 금세 저잣거리 아낙네들이 되어 웃고... 떠들며.... 어우러져 간다.

 

 

7시15분 감곡의 아침은 새소리... 바람소리... 고요한 풍경소리라도 들릴것 같은

산속의 아름다운 정경속에 성모님께서 손수 이땅을 고르시고, 온갖 삶의 현장들에

관여해 주시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노래를 올려드리고 있다시는....

근사하게 생긴 성전이 오늘은 활짝 문 열고 우리를 맞아준다.

 

 

아침일찍 노 수녀님 한분이 바가지에 뭐라도 들고가시는가?... 우리를 반기시며

성전문이 열렸으니 들어가 성체조배를 해도 된다며 친절을 베풀어주신다.

이맘때보다 조금 이른 계절에 작년에 왔을땐 폭우같은 비가 쏟아져 황망스러웠던

장면들을 연출했는데....

 

 

오늘은 황공한 대접을 받는것 같아 괜히 발걸음도 가벼이 기분이 밝아진다.

하늘은 예상대로 회색빛 무거움속에 침묵하고 있지만서도...

 

7발 총알을 몸에 안고있는 매괴의 성모님은 어쩌면 일곱가지 고통의 인내를

오늘도 감내하시며 저리도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시는 모습으로 철없는

나를 기다려주신다는 믿음앞에 그저 송구하고 미안스럴 뿐이다.

 

 

성모님 과 예수님 발아래 엎드려 오늘도 신비의 묵주한단으로 알현인사 드리고

성모광장 오르는 길에 계시는 성모님앞에 촛불 열한개 태워올리며 주저리 주저리~

가족과 / 이웃들과/ 은인들과/ 사제수도자들과/ 영혼들과/ 관산동공동체..

모두를 봉헌하며 기도올린다.

 

 

성모광장 동굴속에도 우리 성모님 파랑색 희망의 띠 허리에 두르시고 또 왔냐고

반가운 미소 지어주신다.

 

 

그 아래 엎드리고 있는 관산동성당 윤경호작가의 이름도 새겨져 있어 괜히

우리집 성모님같은 친근감까지 더해 오늘은 스스럼없이

"어무이요~ 우리 저어기 산등성이 십자가길 걸어 올라가입시더~"

 

 

"어무이께 청하오니~ 지맘속에 주님상처~ 깊이 새겨주이소~"

설레어 달려왔던 기분만큼이나 모두의 합장한 두손은 오늘 결코 우리 어무이

은혜란 은혜는 다 받아갈끼란 충만함으로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무릎이 시큰거려 걱정하던 율리아나 성님이 제일 잽싸게 올라가며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4처..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하려는데... 잔뜩 긴장하며 우뚝 서버리는 방울이형님!

"근데~ 저어기~ 움직이는 뭐가 있는데 혹시 멧돼지가 출몰한게 아닌가?..."

"서얼마! 하고 멈춘 기도사이로 여자하나가 엎드렸다. 일어섰다...하는게

ㅠ푸~하하~ 오늘도 이길이 십자가의 길과 함께 도토리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하나보다.

 

 

상황판단이 끝나자 마자 셋은 입으로는 어머니께 매달리면서도.... 연신 엎어져

도토리를 줏어 올린다.

이가방. 저가방.. 채워가며 오르는 이 길을 우리성모님 혼자서 끌끌~혀차시는 웃음으로

빨랑 오라고 손짓하고 계신다.

 

 

가을철 낙엽의 쓰나미와 함께 찾아오는 도토리알들은 경건하고 비장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멈출수없는 못말리는 유혹에 빠지게 하고야 만다.

작년처럼 올해도.... 아마도... 내년에도~!!

다람쥐들은 일용할 양식을 또 아낌없이 강제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줘야만 하겠지?..^^

 

 

베로니카의 수건으로 우리주님 땀방울은 제쳐두고 우리세 자매의 땀방울만 연신 훔쳐대며....

오늘 우리는 벼룩이 간을 먹는다는 옛속담을 실천하는 현대판 십자가의 길을 걸어간다.

황당한 베로니카에게 고개한번 숙여보이고.... 올라가는데...

 

 

어느새 기진한 우리주님

두번째 쓰러져 실신직전 까지 가 계신데...

"예수님예~! 여서 이라시믄 우짭니꺼?... 일어나이소 끙~차"

간신히 일어나신 예수님께선 철부지 우리를 나무라시긴 커녕~

리노할매 무리 여인들을 위로해 주신다.

"나는 괘안으니 니네 자식들과 니네 가정을 위해 걱정해라~"...

 

 

기어이 세번째 초주검처럼 쓰러지셨다가 세워지셔... 입고있던 옷도 악당들에게 모두 벗기어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저도 도토리 줍기에 심혈을 기울인채 입으로만 슬픔의 노래를 읊어댄다.

영혼없는 십자가의 노래를.... 기도를...!!

 

 

십자가에 매달리셔~ 마직막 숨을 몰아쉬는 순간에도...

어머니와 제자들의 안녕을 걱정하며 묶어주신 그날의 인연으로

오늘 우리는 마음껏 어머니께 갖은 어리광을 부리는 철부지가 되어서도

"뭐! 어때 내 엄만데~~"

 

 

14처가 끝나는 산 꼭대기에 높이 높이 솟아 있는 대형 십자고상 아래 그날의

성인 성녀들이 두손 모아 기도드리며 함께 손모아 꿇어라 함명하더라~

 

 

그 곁에 눈부신 빛과 함께 쏟아지는 성체를 손에 든 저 어르신은 또 누구신지?..

경건하고 거룩한 그 산에 꼭 다볼산의 우리주님의 형상이라도 나타나실 것같은

기복의 마음은 단연코 욕심과 어리석음의 바람이리라....!!

 

 

두번째 순례길엔 꼭 미사를 참례하리란 마음을 먹은 대로 10시에 산을 내려간다.

미사를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는 세계어느곳에서라도 서른세번을 친다는 춘복아저씨의

말을 기억하고 .... 맑고 청량한 종소리를 세어간다.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성당안 높은 곳에 계신 매괴의 성모님과 주님앞에 앉아 욕심많고, 유혹에 넘어가던

철부지들은 이제사 한껏 마음을 모아 오늘을 만나게 해주신 시간들을 감사드린다.

성당안이 꽉찰 정도로 오늘 순례지를 찾아나선 믿음의 신자들이 많이왔나 보다.

 

 

두분 사제의 웅장한 입장과 함께 울려퍼지는 이층 성가대의 합창과 어우러진

순례객들의 주님 찬미노래가 아직도 칠고의 총알을 안고 계신 우리 어머니를

위로해 주시리라...는 바람을 담아 우리는 이제사 영혼담은 기도를 올린다.

 

 

울려퍼지는 대영광송 또한 합창단 속 굵직한 테너와 베이스의 소리가

먼 길 찾아온 우리의 영혼을 치유해 주며 욕심으로 얼룩진 우리의 심신을

끝없이 끝없이 내려놓으라 위로 해 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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