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처 - 학산 묘재성지 1,2차/원주교구

서번트의 글
2023-09-01 11:18:52 조회(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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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23....첫 번째 순례길

 

아직도 해가 남아있는 시간은 4시 반이 되어있음을 확인하고

이대로 그냥 가기엔 또 발동하는 욕심때문에 30분 거리안짝에 있는

제천땅 묘재를 향해 달려간다 (남종삼성인 부자의 생가터)

 

 

5시에 도착한 묘재라는 곳에는 그옛날 성인의 부자가 살던 그모습

그대로 대청마루며 정지며. 몇개의 작은 방들이 낡았지만 정갈한

모습을 유지한채 남아있다.

 

대청마루에 올라 성인께 인사드리고, 

 

 

주변을 훑어보니 저 뒤쪽 산비탈로 보이는 십자가의 길!

"반석아부지.... 해가 져도 십자가길 기도는 해야 되겠지요?"

 

 

위험천만의 낭떠러지 좁은 산길을 어머니께 청하며 또 어두워지는

굽이굽이 오솔길을 걸어 올라간다.

 

아직 덜 조성된 곳이라 이리 위험천만의 길을 그대로 둔건가 ?

"반석아부지~ 조심해서 올라오이소~"

 

 

가파른 길을 오르는 리노할배는 이제 환한 표정의 얼굴이 되어있다.

하루가 다 가서야 제대로 된 일당을 받아누리게 되었다고....

 

"그라모 하루종일 아침부터 고생한 사람은 좀 억울하다 아이요?

저녁답에 쬐끔 일한 일당하고 똑 같이 받는게...."

"머라카노? 싶은 그 표정은 또 뭐꼬요?"

 

 

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묘재 바로 300미터 가까이

학산공소라는 데가 또 눈에 띄어 차를 세우고 이미 어두워진

성전문을 밀어본다.

 

 

"옴마야 반석아부지.... 문이 열린다요... 와이카노 이동네사람들...

이 밤에 문을 활짝 열어놓으몬 우짜노... 아까 용소막성당하고는

딴 판인게 역시 가진게 없는 사람들이 배부르고 배짱팬하다는 말이

거짓말 아이네... 훔쳐갈끼 없으니 대문도 활짝열리있고...."

 

 

이 또한 대박을 누리는 찐한 조배를 드리고 나오는 할배와 할매는

오늘 최고의 시간들을 가난하고 멋진

공소들 두군데서 찾은 보물들 꽉 껴안고 캄캄한 길 집으로 달린다..

 

 

 

2022.10.22...두 번째 순례길

 

 

토요일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해 가는 순례길은 충청도 제천길이다.

새벽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캄캄한 어둠속을 뚫고 가는 길은 매일 같은 길이지만서도

피곤한 몸을 누르고서도 참 잘 떠나왔다는 생각으로 뿌듯하다.

 

 

6시26분... 원주가는 길가에 있는 만종 졸음터에 내려 화장실을 들렀다 잠깐의

휴식시간을 보내며 저만치 걷기운동을 해본다.

다른 졸음터와는 달리 넓은 공간에 갖가지 운동기구들이며 흔들의자... 벤치들

좁다란 산책길까지 참 만족스러운 쉼터이다.

 

 

7시 3분 도착한 묘재공소는 작년 그때와 마찬가지로 대문은 활짝열려 있고

원주교구에서 다녀갔는지 노랑 국화 화분 두개가 퇴청마루 아래 정갈하게 앉아

오는 손님들을 환하게 맞아준다.  도보순례길이 열렸나 보다. 이름하여 ~님의 길~!

 

 

옆집 마당에 묶여있는 개한마리가 눈을 꿈뻑거리며 물어온다

"누구셔?..." 왕~왕!!

남종삼 선조의 흉상옆으로 쓰여진 글귀 아래

"활짝 피어나라! 순교자의 꽃이여~!" 란 글귀가 올해 새삼

눈에 와 박히며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툇마루에 올라가 가정방문 인사를 올리고 양쪽 여닫이 문들도 열어보며

그날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냈었나 그려보기도 한다.

단초롭고 간결하고 아주 소박하게 살아온 그네들의 삶의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이곳은 현장체험을 하기엔 딱 안성맞춤이다.

 

 

뒷산 마루턱 가파른 길을 올라가며 조심조심 십자가의 걸음을 내딛는다.

그날처럼 오늘도 뒤따라 오르는 리노할배의 안부를 조심당부해 보기도 한다.

온갖 빛깔들의 향연으로 축제가 벌어진 산길에서 만나는 우리주님 가시밭길은

차라리...모두가 천국드는 설렘으로 술렁거리기까지 하는듯 하다.

 

 

14처 꼭대기산에 주님의 주검을 뉘어드리고 내려오는 발걸음은 사흘후

죽음에서 일어나실 부활의 주님을 소망하며 남종삼 성인 부자에게...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

천 국 을 노 래 한 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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