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부분적인 가난이라 할지라도 행복하다.
불편한 결핍이 아닌 부족해서 행복한 가난이다.
고심하며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단 두 벌의 수도복, 검은 색 아니면 흰색.
내 것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모든 것 나누어 쓰고 빌려 쓸 수 있는 무소유의 풍요로움이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굳이 내 기호, 내 취향을 따지지 않아도 그럭저럭 묻혀 살 수 있도록 나를 덮어주고 품어주는 공동체가 있어 또 행복하다.
이 사순,
이 광야에서 매일매일 하느님을 위해 내가 더 가난해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래서 세상의 신음, 세상의 어두움을 내 기도안에 더 가득 담고싶다.
주님, 제가 서원한 가난의 광야로 저를 이끌어주시고 힘을 주소서. 아멘
신부님,
매일 두 가지 매우 구체적인 성찰을 하도록 이끌어주셨을때는 맛있는 것을 꼴깍꼴깍 받아먹는 것처럼 오히려 쉬웠던것같습니다. 들어 선 매일의 광야, 순간의 광야에서는 그저 저는 늘 '미달이'이네요. 섬겨야할 우리 하느님, 섬겨야 할 공동체에 미안한 마음도 크지요. 예수님처럼 40일이 아니라 400일 아니 4,000일이 되더라도 이 광야가 마땅히 제가 성화되어야할 자리라면 한낮더위, 밤추위 견뎌내리라는 '옴팡이'ㅎㅎ 다운 옴팡진 결심을 굳혀봅니다. 성령께서 늘 도와주실테니까요....그리고 무엇보다 저같이 ^^ㅎㅎ 잔뜩~~~풀 죽어있던 영혼들에게 사순을 걸어갈 큰 용기를 주시는 신부님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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